세월호 참사, 국가 배상책임 인정

ㆍ법원 “희생자·유족에 위자료 줘야”
ㆍ일부 상황대처 부실엔 소극적 판단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적극적인 구조 활동에 나서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참사가 발생한 지 4년3개월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재판장 이상현 부장판사)는 19일 전명선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등 희생자 유가족 355명이 국가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와 청해진해운이 공동으로 희생자에게는 2억원, 유가족들에게는 500만~8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희생자들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전도되기 시작한 오전 8시48분쯤부터 완전히 전복된 오전 10시31분까지 다른 사고에 비해 훨씬 긴 시간 동안 공포감에 시달리다 사망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며 “유족들은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었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지속적인 고통을 받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참사 현장에 처음 도착해 초동대응에 실패한 목포해경 123정장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만을 국가 책임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구조본부의 부적절한 상황 지휘와 진도 연안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관제 실패 행위 등은 “위법 행위로 볼 수 없다”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선고 직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2심은 정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더 큰 책임을 묻는 재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