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날개'에 사상 최대 기록한 수출..10월도 날까?

반도체 0 1,957 2017.10.01 13:44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반도체가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보호무역 기조에 주춤했던 철강도 플랜트 철구조물 수출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특히나 우리기업들의 진짜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멀티칩패키지(MCP)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다 아세안, 베트남 수출도 꾸준히 늘며 수출 다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진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효자 노릇 제대로 하는 반도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이 551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408만4600만달러)과 비교해 35%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1956년 통계 작성 이래 61년 만에 사상 최대 월간 수출 실적이다. 조업일수 변동을 제외한 일 평균 수출도 23억5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데다 지난해 9월(-6.0%) 저조했던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로 수출 증가율은 무려 35.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9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고, 작년 11월 이후 11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반도체가 ‘슈퍼 싸이클’을 타며 전체 수출량을 끌어 올린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10월 물량을 앞당겨 수출한 영향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출단가가 10개월동안 지속적으로 오르고 물량도 2개월 연속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면서 “10월 추석연휴 전에 물량을 미리 밀어낸 효과도 함께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13대 주력품목 중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 모두 고르게 늘어났다. 특히 반도체(96.9억달러), 철강(46.7억달러)이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반도체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반도체 중심 글로벌 IT 수요가 지속되면서 D램 가격이 3.65달러(DDR4 4Gb기준)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영향을 톡톡히 봤다. 철강은 미국발 보호무역 타격을 받고는 있지만, 노르웨이 해양플랜트 대형 프로젝트에 철구조물을 수출한 일시적 효과(19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거뒀다. 산업부 관계자는 “부진했던 철강도 단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대형 이벤트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미래 수출의 힘을 보여주는 OLED(10.1억달러) SSD(5.4억달러) MCP(24.8억달러)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OLED는 아이폰X 등 신형 스마트폰에서 OLED를 장착하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덕분이다. SSD역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데이터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글로벌 스토리지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와 가전은 감소했지만 해외생산 확대 및 현지 부품 조달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동차부품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미국내 완성차 판매 부진 영향에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91.1억달러) 베트남(47.4억달러)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인도 수출도 9개월 연속 두자릿수(22.3%) 늘어나는 등 수출 다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할 때 미국 수출비중은 13.7%에서 12.1%로, 중국은 24.7%에서 23.6%로 낮아졌다.

9월 수입은 413억7700만달러로 작년9월보다 2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37억5000만달러로 68개월째 흑자를 보였다.


◇추석연휴에..4분기 증가율 둔화 불가피

4분기 수출은 상대적으로 저조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특히 10월은 추석 연휴에 따라 조업일수(작년대비 -4.5일)가 줄어드는 만큼 수출액 증가폭이 낮은데다 수출 증감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 중국, EU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대외여건은 긍정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반도체를 중심으로한 글로벌 IT 수요가 한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글로벌 제조업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고, 금속가격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은 중간재, 자본재 제품 단가 상승 영향으로 이어지는 만큼 우리나라에게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세안, 베트남 등 아세안 경기 회복도 미국, 중국발 보호무역주의라는 거센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는 희망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조업 생산이 증가하고 IT경기 호조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글로벌 교역 요건은 긍정적일 전망”이라면서 “다만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국 통화정책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은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는 터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출을 지원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김상윤 (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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