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만 달러 기부하자
전 세계 아미 100만 달러 모금
CNN "K팝 팬덤 거스르지 마라"
“만약 소셜 미디어 세계에 대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규칙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K팝 팬덤을 거스르지 말라는 것이다(If there’s one rule on social media that people can agree on, it’s this: Don’t cross K-pop stans).”(CNN)
지난달 25일 경찰의 폭력적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다루는 미국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K팝 팬덤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 CNN은 8일(현지시간) 온라인 기사를 통해 K팝 팬덤이 온라인에서 어떻게 인종차별 시위를 보호하는지 자세히 소개했다.
플로이드 사망 후 미국에선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의미의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livesmatter)’가 소셜미디어네트워크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했다. 하지만 일부 시위가 과격 양상을 보이자,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은 불법 시위 영상을 제보하라며 ‘아이워치 댈러스(iWatch dallas)’ 앱을 SNS에 공개했다. 또 일각에선 플로이드 관련 시위에 반대하는 의미의 ‘#화이트라이브스매터(#Whitelivesmatter)’ 같은 해시태그가 등장하기도 했다.
위기에 놓인 미 시위대를 구하고 나선 건 K팝 팬덤이었다.
‘방탄소년단(BTS)’과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흑인 인권운동에 기부하자, 팬덤 ‘아미’도 같은 금액을 모았다. [원 인 언 아미 캡처]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스타의 공연 영상과 사진을 경찰의 앱과 ‘#화이트라이브스매터’의 해시태그에 첨부하는 ‘밈(meme)’의 방식으로 시위대를 도왔다. 댈러스 경찰의 불법 시위 감시 앱에 들어가거나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셀 수 없을 정도의(Countless)” 엑소(EXO)나 방탄소년단(BTS) 등 K팝 스타 관련 게시물을 보게 함으로써 무력화시킨 것이다.
이와 관련해 CNN은 K팝 팬덤에 대해 “지난해 SNS에 60억 건의 포스팅을 올린 소셜 미디어 세계의 가장 강력한 군대”라며 “이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소개했고, AP통신은 “(미 시위대의) 예상치 못한 동맹군(unexpected ally)”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유명 K팝 스타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SNS에 게시하고, 방탄소년단(BTS)과 소속사에 이어 방탄소년단의 전 세계 ‘아미(BTS 팬)’들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에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기 위해 모금운동에 나선 소식 등을 자세히 전했다. ‘매치어밀리언(#MatchAMillion)’ 해시태그와 함께 퍼지고 있는 이 모금운동에는 8일 정오 기준 3만7000여 명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지큐(GQ)’ 등 미국의 주요 연예·패션 매체들이 이를 커버스토리로 다루고 있다면서, K팝 팬덤은 이전에도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성 소수자 등)나 칠레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위해 싸운 적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K팝 팬덤의 이런 활동이 미국의 인종 갈등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5일자 기사에서 멜리사 브라운 미국 스탠퍼드대 클레이먼 성별연구소 연구원의 의견을 빌려 “(이런 과정에서) 흑인 트위터 사용자들이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흑인과 한인 커뮤니티 간의 교류가 많아지고 있다”고 소개한 뒤 “미 인종차별 시위가 다양한 공동체의 디지털 상호작용을 통해 추가적인 동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