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심포지엄선우석호(왼쪽)·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12일 한국금융학회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0.6.12 [촬영 성서호]
현 정부에서 금융이 지나치게 정치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0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개혁 과제'를 제목으로 한 발제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전 교수는 문재인 정부 금융의 문제점을 정치금융의 팽배, 정치권의 포획, 금융산업정책의 만연으로 요약했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감찰 등을 예로 들면서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정치 금융"이라며 "예전에는 관치 금융을 한국 금융의 특징으로 얘기하는데, 현재 더 문제가 되는 건 정치권의 부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금융개혁의 핵심은 금융감독제도의 개편"이라면서 "감독제도를 개편하지 못한다면 최소한 금감원의 자율성 확대라도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은행의 독립성까지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금융감독 업무 수행의 자율성과 정치적 중립성 확보가 긴요하다"며 "금융 스캔들만 야기하는 규제 완화에 기반을 둔 금융산업 정책의 추진 행태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섭 서울대 교수도 '문재인 정부 금융정책의 평가'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비슷한 의견을 냈다.
이 교수는 "현 정부는 포용 금융의 확대, 데이터 3법 통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 등에서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높은 수준의 개혁이 미흡하고, 금융을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0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및 특별 정책심포지엄 토론[촬영 성서호]
이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는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나'라는 주제로 발표하면서 "재정준칙을 세우고 재정건전화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를 45% 이내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의 3% 이내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법제화하는 재정건전화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이후 논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채 법안이 폐기됐었다.
한편 이날 금융학회는 정기총회를 열고 30대 회장으로 이영섭 교수를 공식 선출했다. 이 교수의 학회장 임기는 내달부터 시작된다.